조직학습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4세대/4.5세대 지식경영과 보이지 않는 조직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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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양대학교 교육공학과 송지훈 교수 PRO-AnalytiX (PRO-AX) Lab
지식경영은 개인의 지식이 조직학습을 거쳐 학습조직의 문화가 되기까지를 잇는 실천입니다.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협업 공간에서 그 조직학습이 알고리듬 안으로 숨어 버렸다면,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찾아내고 지원해야 할까요?
핵심 요약
지식경영을 저장 기술로만 보면 절반을 놓칩니다. 개인의 지식은 조직학습을 거쳐 공유된 믿음이 되고, 멘탈모델로 굳었다가 성찰과 더블루프 학습으로 다시 바뀝니다. 이 재생산이 조직의 역량이 되어 학습조직의 문화로 자리 잡기까지, 그 사이를 잇는 시스템적·상호작용적 실천이 지식경영입니다. 그런데 생성형 AI, GitHub, Second Brain 같은 클라우드 협업 공간이 쓰이는 4세대/4.5세대에는 개인의 지식이 사람 사이의 조직학습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시스템에 저장되어 조직의 지식이 됩니다. 사람 사이의 학습은 알고리듬 안에서만 흔적을 남깁니다. 이런 환경에서 진짜 조직학습은 어디서 일어나고,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탐지하고 지원해야 할까요?
지식경영은 조직학습과 학습조직을 어떻게 잇는가
Lim, D. H., Song, J. H., & Yoon, S. W. (2014). Trends and issues in integrating knowledge management and organizational learning for workplace performance improvement. In Handbook of human resource development (pp. 369–385). 외 3편
송지훈 교수와 동료들(Lim, Song, & Yoon, 2014)은 지식경영의 1~3세대와 조직학습과의 통합 조건을, 송지훈 교수와 Chermack 교수(Song & Chermack, 2008)는 개인의 학습이 조직의 지식이 되는 과정을 정리합니다. Edgar와 Albright(2023)는 사람이 지식을 다룰 때 겪는 다섯 가지 문제를, Edwards와 Lönnqvist(2023)는 AI와 가짜 지식을 포함한 지식경영의 다음 의제를 다룹니다. 이 글은 여기에 생성형 AI 이후의 4세대/4.5세대 구분을 더했습니다.
네 편 모두 개념 정리와 이론 연구이며, 생성형 AI 환경의 조직학습을 실증한 연구는 아닙니다. 4세대/4.5세대와 ‘보이지 않는 조직학습’은 이 글이 제안하는 해석입니다.
01 · 지식경영의 세대: 1·2·3세대에서 4세대/4.5세대로
송지훈 교수와 동료들(Lim, Song, & Yoon, 2014)은 지식경영을 세 세대로 나눕니다. 기술 지식을 모아 대형 데이터베이스를 만들던 1세대, 지식근로자와 ‘누가 아는가(know-where)’가 중요해진 2세대, 네트워크 속에서 시공간을 넘어 함께 지식을 만드는 3세대입니다. 생성형 AI 이후의 변화를 여기에 이으면 두 단계를 더 그릴 수 있습니다.
4세대에서는 AI가 사람의 지식을 변환해 ‘지식처럼 보이는’ 정보를 만들어 냅니다. 4.5세대에서는 사람이 그 생성물을 검증해 지식으로 만들고 공유하며, 공유된 지식은 다시 AI가 참조하는 원천이 됩니다. 지식관은 저장된 자산(stock)에서 맥락 속의 흐름(flow)으로, 다시 검증을 거쳐야 지식이 되는 후보로 옮겨 왔습니다. 다만 4세대까지의 변화는 시스템의 진화입니다. 사람 사이의 소통과 협력으로 생각이 바뀌고 그 변화가 내재화되는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02 · 지식경영은 개인의 지식과 학습조직을 잇는 실천이다
송지훈 교수와 Chermack 교수(Song & Chermack, 2008)에 따르면 조직의 지식은 개인의 학습 결과가 성찰적 사회화, 협력적 외재화, 체계적 저장, 문화적 내면화를 거쳐 공유된 믿음이 될 때 생깁니다. 내면화된 지식은 구성원이 당연하게 여기는 멘탈모델(mental model)로 굳습니다. 굳어야 조직이 같은 기준으로 일할 수 있지만, 그대로 두면 아무도 다시 묻지 않는 습관이 됩니다. 그래서 결과를 성찰해 행동뿐 아니라 그 밑의 기준과 가정까지 고치는 더블루프(double-loop) 학습이 필요합니다. 이런 재생산이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역량이 되고 조직의 문화로 자리 잡은 상태를 학습조직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지식경영은 시스템이자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이 흐름의 마디마디를 잇습니다. 저장과 배포가 있어야 공유된 믿음이 특정 개인을 넘어 남고, 적용과 수정이 있어야 굳은 지식이 다시 학습의 재료가 됩니다. Edgar와 Albright(2023)가 지식경영 활동 가운데 하나로 ‘배움’을 두고 그 결과를 ‘바뀐 정신 상태’로 본 것, 송지훈 교수와 동료들(Lim, Song, & Yoon, 2014)이 학습조직 문화·구조·리더십·기술 시스템을 지식경영과 조직학습의 통합 조건으로 든 것도 이렇게 읽을 수 있습니다.
03 · 4세대/4.5세대, 조직학습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
생성형 AI, GitHub, Second Brain 같은 클라우드 공유 협력 공간에서는 사정이 달라집니다. 개인이 적은 메모와 커밋이 곧바로 공유 저장소에 들어가고, AI는 그것을 찾아 재조합해 다른 사람의 질문에 답합니다. 개인의 지식이 사람 사이의 공유와 대화, 협상을 거치지 않고 바로 조직의 지식으로 저장되는 셈입니다.
사람 사이의 조직학습이 사라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어디서 일어나는지가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누구의 메모가 검색되고, 어떤 초안이 병합되고, 어떤 답이 기본값이 되는지는 알고리듬의 구성 안에서 정해집니다. 우리 눈에 들어오는 것은 로그와 버전 이력입니다. 고전적 이론이 관찰하던 대화와 갈등, 협상의 장면은 화면 뒤로 들어갔습니다.
지금 알아둘 점 · 근거의 성격: 이 진단은 필자의 해석입니다. 이 글이 참고한 네 편은 생성형 AI 협업 공간에서 조직학습이 어떻게 바뀌는지 직접 다루지 않습니다. Edwards와 Lönnqvist(2023)는 AI와 가짜 지식을 지식경영의 새 쟁점으로 들고, 지식경영 없는 AI는 노력과 돈의 낭비라는 선행 연구를 전합니다. 송지훈 교수와 동료들(Lim, Song, & Yoon, 2014)도 학습조직·조직학습·지식경영을 함께 다룬 실증 연구가 드물다고 지적합니다.
DrSong Opinion · 조직학습의 관점에서 송지훈 교수와 Chermack 교수(Song & Chermack, 2008)의 정의로 보면, 사람 사이의 공유와 협상을 거치지 않고 저장된 지식은 아직 누구의 공유된 믿음도 아닙니다. 저장소에 들어 있다고 조직이 믿고 쓰는 지식이 되지는 않습니다. 저는 생성형 AI 시대의 진짜 조직학습이 저장되는 순간보다 검증하고 이의를 다는 순간에 일어난다고 봅니다. 리뷰에서 누군가 근거를 묻고, AI의 답을 고치거나 버리고, 그 이유를 기록할 때 공유된 믿음이 만들어집니다. 4.5세대의 Human-in-the-loop는 그래서 조직학습의 자리로 설계해야 합니다. 더 경계할 것은 고착입니다. 검색되어 기본값이 된 답은 아무도 합의한 적 없이 멘탈모델처럼 굳을 수 있습니다. 알고리듬은 주어진 기준 안에서 더 나은 답을 찾지만, 그 기준이 맞는지는 묻지 않습니다. 더블루프 학습은 여전히 사람이 멈춰 서서 해야 하는 일입니다. AI 시대 학습의 재정의에서 개인에게 남아야 한다고 본 ‘판단’이 조직 수준에서는 이 검증과 재질문입니다.
04 · 보이지 않는 조직학습을 어떻게 탐지하고 지원할 것인가
과정이 보이지 않으면 흔적을 읽어야 합니다. 시스템이 남기는 기록 가운데 사람 사이의 학습을 드러내는 신호를 고르고, 그 신호가 생기도록 절차를 짜는 것이 HRD의 일이 됩니다.
- 탐지 · 수정·거절 비율: 사람이 AI 초안을 고치거나 버린 비율이 0에 가깝다면 검증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신호입니다.
- 탐지 · 이견과 개정 이유: 리뷰 코멘트와 커밋 기록에 “왜”가 남는지 봅니다. 버전과 개정 이유가 남아야 낡은 지식을 고칠 수 있습니다(Edwards & Lönnqvist, 2023).
- 지원 · 사람의 서명: 누가, 무엇을 근거로, 어디까지 승인했는지 남기게 합니다. 서명이 없는 초안은 그럴듯한 정보에 머뭅니다.
- 지원 · 다시 묻는 자리: 회고에 “질문이 맞았나?”를 넣고, 기본값이 된 답과 AI가 참조하는 자료에 유효기간을 두어 정기적으로 다시 검토합니다.
Insight Questions
- 우리 조직의 공유 저장소에 쌓인 지식 가운데 사람 사이의 검토와 합의를 거친 것은 얼마나 되는가?
- 알고리듬 안에서 일어나는 조직학습을 우리는 어떤 기록으로 읽어 낼 수 있는가?
- 기본값이 된 답과 기준을 다시 묻는 자리는 어디에 있는가?
References
Edgar, W. B., & Albright, K. S. (2023). Knowledge management activities: Conceptual foundations and research issues. Journal of Information Science, 49(6), 1656–1676. https://doi.org/10.1177/01655515211069538
Edwards, J., & Lönnqvist, A. (2023). The future of knowledge management: An agenda for research and practice. Knowledge Management Research & Practice, 21(5), 909–916. https://doi.org/10.1080/14778238.2023.2202509
Lim, D. H., Song, J. H., & Yoon, S. W. (2014). Trends and issues in integrating knowledge management and organizational learning for workplace performance improvement. In N. E. Chalofsky, T. S. Rocco, & M. L. Morris (Eds.), Handbook of human resource development (pp. 369–385). John Wiley & Sons. https://doi.org/10.1002/9781118839881.ch22
Song, J. H., & Chermack, T. J. (2008). A theoretical approach to the organizational knowledge formation process: Integrating the concepts of individual learning and learning organization culture. Human Resource Development Review, 7(4), 424–442. https://doi.org/10.1177/153448430832498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