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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활용한 Workflow: 더 잘하고 싶은 사람의 일을 다시 설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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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양대학교 교육공학과 송지훈 교수 PRO-AnalytiX (PRO-AX) Lab

AI는 일을 줄이기도 하지만, 목표가 분명하고 더 나은 성과를 오래 고민해 온 사람에게는 전에 못 했던 개선을 실행할 여지를 줍니다. work redesign과 workflow redesign의 뜻을 구분하고, 그런 구성원의 역량을 조직 성과로 연결할 현장 절차를 제안합니다.

  • AI와 일하기
  • work redesign
  • 업무 재설계
  • 조직 성과
5개 참고문헌 · 약 7분

핵심 요약

AI를 쓰면 일이 줄어든다는 기대가 크지만, 늘 남는 시간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더 나은 결과를 오래 고민해 온 사람은 절약한 시간을 품질을 높이고 미뤄 둔 개선을 시험하는 데 쓸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업무 시간이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일을 무한히 늘려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조직은 그 사람이 만들고자 하는 성과를 목표와 역할, 업무 절차와 자원에 담아야 합니다. 직무의 목표와 책임을 다시 짜는 일은 work redesign, 한 업무가 입력에서 결과로 이어지는 과정을 다시 짜는 일은 workflow redesign입니다. 이 글에서는 두 개념을 나누어 설명하고, 현장에서 적용할 절차를 제안합니다.

AI를 잘 쓰는 사람은 왜 일을 더 하게 될까

Brynjolfsson, E. et al. (2025). “Generative AI at Work.” The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 외 연구 4편

제가 말하려는 것은 AI가 누구에게나 일을 더 시킨다는 뜻이 아닙니다. 일의 목적과 성과 기준이 뚜렷하고 “이 일을 더 잘할 방법은 없을까?”를 꾸준히 고민해 온 사람은 AI를 만나 미뤄 둔 개선까지 실행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AI 현장·실험 연구는 도구가 업무의 속도와 품질을 바꾸는 조건을 보여 줍니다. 잡 크래프팅 메타분석은 주도적으로 자기 일을 바꾸는 성향과 업무 재구성의 관계를 정리합니다. 그러나 “목표가 뚜렷하고 성과 의지가 강한 AI 사용자가 더 오래 일하고 조직 성과를 더 높인다”는 전체 주장을 직접 검증한 연구는 아직 없습니다. 그 부분은 기존 근거에 기대어 제안하는 해석이며, 글에서 이를 실증 사실과 구별합니다.

01 · AI는 왜 일을 더 하게 만들 수 있는가

AI가 초안을 빨리 만들면, 그다음에는 자료를 대조하고 빠진 근거를 확인할 여유가 생길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시간이 모자라 포기했던 대안 검토나 분석도 다시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AI는 하던 일을 싸게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볼 수 있는 일의 범위까지 넓힙니다. 무엇을 개선하고 싶은지 알고 있는 사람은 그 여지를 자신이 오래 붙들어 온 문제에 씁니다.

AI의 효과는 사람과 과업에 따라 달랐습니다. Brynjolfsson, Li와 Raymond(2025)는 고객지원 상담원 5,172명의 현장 자료에서 생성형 AI 도구를 사용할 수 있게 된 뒤 시간당 해결 건수가 평균 15% 늘었다고 보고했습니다. 다만 이 변화는 상담원 모두에게 같지 않았습니다. 경력과 숙련도가 낮은 상담원에게서 향상이 두드러졌고, 가장 숙련된 상담원은 처리 속도의 이득이 작았습니다. 일부 대화 품질은 오히려 낮아졌습니다. AI를 도입했다고 해서 속도와 품질이 모든 사람에게 함께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Hou 등(2025)은 디자이너가 AI와 함께 아이디어를 만들고 실제 디자인으로 구현하는 과정을 두 실험에서 살폈습니다. 아이디어를 넓힐 때는 초보자와 전문가 모두 창의성 향상을 보였지만, 구현 단계에서는 전문가에게 같은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실험실 과제에서 전문가들은 AI 없이 작업한 동료와 비슷한 수준의 창의성에 도달하기까지 57% 더 많은 시간을 썼습니다. 전문가가 참여한 현장 실험에서도 구현 단계의 비효율이 확인됐습니다. 더 오래 일한다고 반드시 더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닙니다. AI와 일하는 방식이 전문성을 살려 주는지에 따라 시간과 결과가 달라집니다.

반대 방향의 결과도 있습니다. 66개 기업의 지식노동자 7,137명을 대상으로 한 6개월 현장 실험에서 AI를 사용할 수 있게 된 사람들은 이메일에 쓰는 시간과 정규 근무시간 밖의 작업이 줄었습니다. 그러나 맡은 과업의 양이나 구성이 바뀌었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Dillon et al., forthcoming). 시간을 아끼는 것만으로는 그 시간이 더 중요한 일에 쓰이지 않습니다. 조직이 업무의 목표와 흐름을 함께 바꿔야 합니다.

02 · 어떤 사람이 AI 시대에 일을 더 잘하게 될까

여기서 말하는 사람은 일을 많이 하거나 야근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이 아닙니다. 자신이 맡은 일의 목적을 알고, 결과를 더 낫게 만들 구체적인 기준과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입니다. 보통 다음과 같은 모습을 보입니다.

  • 목표가 분명합니다. 해야 할 일의 끝이 무엇인지, 누구에게 어떤 변화를 만들어야 하는지 압니다.
  • 성과 기준이 있습니다. 결과물을 제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정확하게·쓸모 있게·설득력 있게 만들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 개선의 질문을 품어 왔습니다. 시간이 없어 미뤄 둔 분석, 확인하고 싶었던 가설, 손보고 싶었던 고객 경험이나 팀의 일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 주도적으로 움직입니다. 지시를 기다리기보다 문제를 찾아 작은 방법을 시험하고, 효과를 확인해 자신의 일을 바꿉니다.

이 모습은 구성원이 자기 일을 주도적으로 바꾸는 잡 크래프팅(job crafting) 연구와 맞닿아 있습니다. 잡 크래프팅은 과업이나 관계, 일의 의미를 구성원이 능동적으로 조정하는 행동을 말합니다(Wrzesniewski & Dutton, 2001). Rudolph 등(2017)은 122개 표본, 35,670명의 자료를 종합해 잡 크래프팅과 주도적 성격, 업무 몰입 사이의 관련성을 확인했습니다. 도전적인 업무를 더 맡으려는 행동은 다른 사람이 평가한 업무성과와도 연관됐습니다. 다만 이 연구가 생성형 AI 사용자의 근무시간 증가나 성과 향상의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닙니다.

DrSong Opinion · AI가 실행하게 하는 미완의 개선 제가 주목하는 사람은 “이 일을 더 잘하고 싶은데 여력이 없다”고 오래 생각해 온 사람입니다. AI가 나타나기 전부터 개선할 지점을 알고 있었지만, 분석을 더 해 보거나 대안을 시험할 시간은 부족했습니다. AI가 그 문제의식을 대신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떠올려 둔 생각을 구체적인 작업으로 옮기는 부담을 낮출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절약한 시간이 단순히 비는 대신 결과의 수준을 높이는 데 쓰일 수 있습니다. 조직이 역할과 우선순위를 조정하지 않으면, 그 개선은 결국 한 사람의 추가 노동에 그칠 수도 있습니다.

03 · Work redesign과 workflow redesign은 무엇이 다른가

두 말은 함께 쓰이곤 하지만, 다시 설계하는 대상은 다릅니다.

구분 무엇을 다시 설계하나 현장에서 던질 질문
work redesign 직무·팀의 목표, 과업과 책임, 권한, 필요한 역량과 자원, 성과 기준 “이 역할은 어떤 성과를 내야 하고, 사람과 AI가 각각 무엇을 맡아야 하는가?”
workflow redesign 특정 결과를 만드는 단계, 순서, 입력과 산출물, AI가 맡는 부분과 사람의 판단 지점 “이 업무는 지금 어떤 순서로 진행되며, 어디를 바꾸면 목표한 성과가 좋아지는가?”

간단히 말해 work redesign은 ‘누가 무엇을 책임지고 어떤 성과를 낼 것인가’를 정하는 일이고, workflow redesign은 ‘그 성과를 어떤 단계와 판단으로 만들어 낼 것인가’를 정하는 일입니다. 직무 전체를 한 번에 바꾸려 들면 범위가 너무 커집니다. 먼저 개선하고 싶은 업무 하나의 흐름을 손보고, 그 변화가 역할이나 권한, 자원 조정까지 요구할 때 work redesign으로 넓히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04 · 현장에서 적용하는 5단계

핵심은 구성원에게 “AI로 더 많이 하라”고 요구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본인이 바꾸고 싶은 문제를 조직의 목표와 연결하고, 작은 실험으로 결과가 달라지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1. 개선하고 싶은 일을 구체적으로 고릅니다. 어떤 AI를 쓸지부터 정하지 말고, 사람들에게 먼저 물어봅니다. “시간이 더 있었다면 손보고 싶었던 일은 무엇인가요?”, “지금 결과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요?”, “고객이나 동료에게 어떤 변화를 만들고 싶나요?” 답변을 실제 업무 사례와 함께 살펴보고, 목표와 문제를 또렷하게 설명할 수 있는 업무를 파일럿으로 고릅니다.

2. 현재 workflow를 눈에 보이게 정리합니다. 업무의 시작부터 결과물까지를 5~8개 단계로 나누어 적어 봅니다. 각 단계에 누가 참여하는지, 시간이 어디서 걸리는지, 기다리거나 다시 하는 일은 무엇인지, 어떤 판단에서 품질이 갈리는지 표시합니다. “보고서 작성”처럼 크게 묶기보다 “고객 인터뷰 5건에서 의사결정에 쓸 근거와 제안을 뽑는다”처럼 결과를 분명하게 잡습니다.

3. 성공을 시간만으로 재지 않습니다. “작성 시간을 30% 줄인다”는 목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고객 문제를 더 정확히 설명했는지, 제안한 대안이 실제 의사결정에 쓰였는지, 분석에서 놓치는 사례가 줄었는지 같은 결과도 함께 정합니다. 시작 전의 수준과 비교 기간, 업무 범위, 마감 기준도 합의합니다. 더 잘할 일을 정했다면 그만큼 무엇을 미루거나 줄일지도 함께 정해야 합니다.

4. AI와 사람이 맡을 일을 다시 나눕니다. 반복적인 전사와 분류, 초안 작성은 AI로 넘길 수 있습니다. 여러 관점을 비교하거나 분석 경로를 넓히는 데 AI를 쓸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문제의 맥락과 품질 기준을 정하고, 근거를 확인하며, 최종 판단에 책임집니다. AI를 추가하는 것만으로는 재설계가 아닙니다. 도움이 안 되는 단계는 없애고, AI가 낸 제안을 어디서 검토할지, 어떤 기준을 충족하면 마칠지까지 정해야 합니다.

5. 실험 결과에 맞춰 일과 자원을 조정합니다. 4~6주간 새 흐름을 써 보고 처음에 정한 지표를 확인합니다. 소요 시간과 결과 품질, 재작업, 실제로 채택된 개선안을 함께 살핍니다. 성과가 나아졌다면 팀이 반복해 쓸 수 있도록 절차를 정리하고, 필요한 권한과 학습, 도구를 역할에 반영합니다. 일이 늘었는데 결과가 좋아지지 않았다면 단계를 줄이거나 다시 설계합니다. 효과가 있더라도 업무를 계속 얹지만 말고, 새 과제를 넣을 때 기존 우선순위와 업무량을 함께 조정합니다.

개인의 개선 의도를 조직 성과로 잇는 work redesign 흐름 더 잘하고 싶은 과제를 발견하고 현재 흐름을 그린 다음 성과 목표를 정한다. AI와 사람이 각 단계를 다시 나누고, 파일럿 결과에 따라 업무 흐름과 역할, 자원을 조정한다. 개선 의도더 잘하고 싶은과제를 찾는다 현재 흐름단계·시간·문제기준선을 그린다 성과 목표더 나은 결과와업무 경계를 정한다 흐름 재설계AI와 사람이단계를 나눈다 파일럿성과 확인역할에 반영 성과가 확인되면 표준화하고, 범위·자원·우선순위를 조정성과는 올리고, 일의 범위는 합의한 경계 안에 둔다.
그림 1. 개인의 개선 의도를 업무흐름과 직무 설계로 이어가는 실행 절차. 파일럿과 조정 단계는 필자의 실천 제안이며, 검증된 인과 모형이 아닙니다.

05 · 조직 성과는 ‘더 일한 시간’이 아니라 개선이 업무에 남을 때 생긴다

좋은 결과를 내는 사람에게 업무를 더 얹는 것과, 그 사람이 찾아낸 개선을 조직의 일하는 방식에 반영하는 것은 다릅니다. 전자는 성과를 개인의 노력에 맡기지만, 후자는 효과가 확인된 절차를 팀과 나누고 반복 업무를 줄입니다. 필요한 역할과 역량도 함께 조정할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의 개선이 다른 동료도 활용할 수 있는 기준과 흐름으로 남을 때 조직의 성과가 됩니다.

AI는 어떤 사람에게는 시간을 아껴 주고, 어떤 사람에게는 더 나은 결과를 시도할 여지를 줍니다. 조직이 살펴야 할 것은 “몇 시간이 남았나?”만이 아닙니다. “무엇을 전보다 잘하게 됐나?”, “그 개선 의지를 가진 사람은 누구인가?”, “성과가 개인에게 머물지 않고 팀의 방식이 되려면 무엇을 바꿔야 하나?”도 물어야 합니다. 더 잘하고 싶은 사람의 문제의식과 AI의 능력을 연결해, 목표와 역할, 업무의 흐름을 다시 짜는 것. AI 시대의 work redesign은 여기서 시작합니다.

Insight Questions

  1. 우리 조직에서 “더 잘하고 싶지만 시간이나 방법이 없어 미뤄 둔 일”은 무엇인가?
  2. 그 일을 잘하고 싶은 구성원의 의도와 전문성을 실제 역할·권한·업무흐름에 반영하고 있는가?
  3. AI가 만든 개선을 개인의 추가 노동으로 끝내지 않고 조직의 반복 가능한 성과로 남기려면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

References

Brynjolfsson, E., Li, D., & Raymond, L. R. (2025). Generative AI at work. The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 140(2), 889–942. https://doi.org/10.1093/qje/qjae044

Dillon, E. W., Jaffe, S., Immorlica, N., & Stanton, C. T. (forthcoming). Shifting work patterns with generative AI. American Economic Review: Insights. https://doi.org/10.1257/aeri.20250275

Hou, J., Wang, L., Wang, G., Wang, H. J., & Yang, S. (2025). The double-edged roles of generative AI in the creative process: Experiments on design work. Information Systems Research, Articles in Advance. https://doi.org/10.1287/isre.2024.0937

Rudolph, C. W., Katz, I. M., Lavigne, K. N., & Zacher, H. (2017). Job crafting: A meta-analysis of relationships with individual differences, job characteristics, and work outcomes. Journal of Vocational Behavior, 102, 112–138. https://doi.org/10.1016/j.jvb.2017.05.008

Wrzesniewski, A., & Dutton, J. E. (2001). Crafting a job: Revisioning employees as active crafters of their work. Academy of Management Review, 26(2), 179–201. https://doi.org/10.5465/amr.2001.4378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