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Paradox 10 · 교육을 줄였더니, 조직이 배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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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양대학교 교육공학과 송지훈 교수 PRO-AnalytiX (PRO-AX) Lab
AI 덕분에 교육 콘텐츠는 넘쳐나지만, 개인이 배운 것이 조직의 것이 되지는 않습니다. 4I 조직학습 모형으로 그 이유를 살펴보고, 교육과 일 사이에 학습이 남는 조건을 생각해 봅니다.
핵심 요지
AI로 누구나 언제든 원하는 교육을 만들고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배울 것이 넘칠수록 조직은 덜 배울 수 있습니다. 개인이 혼자 소비한 학습은 조직의 일하는 방식으로 옮겨 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AI 시대 HRD가 할 일은 배운 것이 조직에 남도록 길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교육을 더 만드는 일은 이미 AI가 하고 있습니다.
AI Paradox 10
01 · 강의실을 비우자 회의실이 채워졌다
한 회사의 HRD팀이 AI로 사내 강의를 크게 늘렸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수강 시간은 늘었지만, 현업 리더들은 “달라진 게 없다”고 했습니다.
이듬해 HRD팀은 방향을 바꿨습니다. 정규 강의를 절반으로 줄이고, 그 시간에 각 팀의 실제 프로젝트 회의에 들어가 30분짜리 회고를 진행했습니다. “무엇을 시도했고, 무엇을 배웠으며, 다음에 무엇을 바꿀까.” 반년 뒤 팀마다 업무 절차가 몇 가지씩 바뀌었고, 다른 팀이 그 절차를 빌려 가기 시작했습니다.
02 · 개인의 배움이 조직에 남는 과정
크로산과 동료들(Crossan et al., 1999)은 조직학습을 네 단계로 설명합니다. 개인이 새로운 가능성을 알아차리는 직관(intuiting), 그것을 말로 풀어 다른 사람과 나누는 해석(interpreting), 팀이 공유된 이해로 함께 행동하는 통합(integrating), 그리고 그것이 규칙과 절차로 자리 잡는 제도화(institutionalizing)입니다.
개인이 아무리 많이 배워도 해석과 통합의 단계를 거치지 않으면 학습은 개인 안에 머뭅니다. 조직이 배웠다는 말은 일하는 방식이 바뀌었다는 뜻입니다.
03 · AI 교육 콘텐츠는 ‘직관’만 늘린다
AI 맞춤형 콘텐츠는 4I의 첫 단계인 개인의 직관을 풍부하게 만드는 데 강합니다. 나머지 세 단계는 사정이 다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 그리고 실제 업무 안에서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일터의 학습은 정해진 교육보다 일하는 과정 속에서, 동료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더 많이 일어납니다(Noe et al., 2014).
일 속의 학습을 조직의 것으로 만드는 가장 검증된 방법 중 하나가 디브리핑(회고)입니다. 체계적으로 회고한 팀과 개인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성과가 평균 약 25% 높았습니다(Tannenbaum & Cerasoli, 2013). 다만 회고가 학습이 되려면 실수와 의문을 솔직히 말해도 안전하다는 심리적 안전감이 필요합니다(Edmondson & Lei, 2014). 콘텐츠가 넘칠수록 이런 해석과 통합의 시간이 오히려 밀려날 수 있습니다.
04 · 배운 것을 팀의 일하는 방식으로 옮기기
① 강의 시간의 일부를 ‘현업 회고 진행’으로 바꾼다. HRD 담당자 1명이 한 달에 3~4개 팀의 실제 프로젝트 회의에 들어가 30분 회고를 진행합니다. 질문은 세 개로 고정합니다.
무엇을 시도했나? · 예상과 다른 것은 무엇이었나? · 다음에 무엇을 바꿀까?
② 회고 결과를 ‘한 장 변경 기록’으로 남긴다. 회고에서 바꾸기로 한 업무 방식은 “무엇을 / 왜 / 언제부터” 세 줄로 팀 공용 공간에 기록합니다. 이 기록이 쌓이면 4I의 제도화 단계가 눈에 보이게 됩니다.
③ 분기마다 ‘팀 간 빌려 가기 세션’을 연다. 각 팀이 바꾼 절차 중 하나를 10분씩 소개하고, 다른 팀이 가져다 쓸 수 있게 합니다. 개인의 학습이 조직 전체로 옮겨 가는 가장 짧은 길입니다.
④ HRD 성과 지표를 바꾼다. 수강 시간과 과정 수 대신 “이번 분기에 회고를 통해 바뀐 업무 절차의 수”와 “다른 팀으로 확산된 절차의 수”를 보고합니다.
Insight Questions
- 우리 조직에서 개인이 배운 것이 업무 절차로 바뀐 사례는 지난 분기에 몇 건이었는가?
- HRD 담당자는 강의실과 현업 회의 중 어디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는가?
- AI로 늘어난 교육 콘텐츠는 해석과 통합의 시간을 늘렸는가, 줄였는가?
References
Crossan, M. M., Lane, H. W., & White, R. E. (1999). An organizational learning framework: From intuition to institution. Academy of Management Review, 24(3), 522–537. https://doi.org/10.5465/amr.1999.2202135
Edmondson, A. C., & Lei, Z. (2014). Psychological safety: The history, renaissance, and future of an interpersonal construct. Annual Review of Organizational Psychology and Organizational Behavior, 1, 23–43. https://doi.org/10.1146/annurev-orgpsych-031413-091305
Noe, R. A., Clarke, A. D. M., & Klein, H. J. (2014). Learning in the twenty-first-century workplace. Annual Review of Organizational Psychology and Organizational Behavior, 1, 245–275. https://doi.org/10.1146/annurev-orgpsych-031413-091321
Tannenbaum, S. I., & Cerasoli, C. P. (2013). Do team and individual debriefs enhance performance? A meta-analysis. Human Factors, 55(1), 231–245. https://doi.org/10.1177/001872081244839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