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Paradox 2 · 입사 첫날부터 에이스, 3년 뒤에도 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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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양대학교 교육공학과 송지훈 교수 PRO-AnalytiX (PRO-AX) Lab
AI는 초보자의 성과를 크게 끌어올리지만, 초보자가 전문가로 자라는 과정까지 대신해 주지는 않습니다. 의도적 연습 이론으로 그 이유를 살펴보고 신입 육성 방식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핵심 요지
AI는 초보자의 성과를 가장 크게 끌어올립니다. 그런데 전문가는 어려운 일을 반복하며 실수하고 고치는 과정에서 만들어집니다. AI가 그 과정을 대신하면, 입사 첫날의 성과는 높지만 3년 뒤에도 성장하지 않은 사람이 생깁니다.
AI Paradox 2
01 · 모두가 같은 자리에서 멈춘다
고객상담센터가 AI 응답 추천 도구를 도입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신입 상담사의 처리 속도와 고객 만족도는 첫 달부터 베테랑 수준에 가까워졌습니다. 관리자는 신입 교육 기간을 절반으로 줄였습니다.
문제는 2년 뒤에 드러났습니다. 추천이 맞지 않는 복잡한 민원이 늘어난 것입니다. 2년 차 상담사 대부분이 추천 문구 없이는 대응 방향을 잡지 못했습니다. 예외 상황을 스스로 판단하는 사람은 도구 도입 전에 입사한 몇몇 선배뿐이었습니다.
02 · 전문성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에릭슨과 동료들(Ericsson et al., 1993)은 전문성이 타고난 재능보다 의도적 연습(deliberate practice), 곧 현재 실력보다 조금 어려운 과제를 정해 피드백을 받으며 반복하는 연습에서 자란다고 보았습니다. 이후 메타분석은 의도적 연습만으로 모든 차이를 설명할 수는 없지만, 분야에 따라 성과 차이의 상당 부분을 설명한다는 점을 보여 주었습니다(Macnamara et al., 2014).
그러려면 어려움을 직접 겪어야 합니다. 막히고 틀리고 피드백을 받아 고치는 동안 판단의 기준이 몸에 새겨집니다.
03 · AI는 초보자의 성장 경로를 지운다
생성형 AI 상담 보조 도구를 도입한 대규모 연구에서 생산성 향상은 경험이 적은 상담사에게서 가장 컸습니다(Brynjolfsson et al., 2025). AI가 숙련자의 노하우를 초보자에게 빠르게 전해 준 셈입니다.
문제는 그 노하우가 사람 안에 쌓이는지입니다. 로봇 수술이 도입된 병원에서는 전공의가 정식 경로로는 직접 수술을 연습할 기회를 거의 얻지 못했고, 일부만 규칙 밖의 ‘그림자 학습’으로 기술을 익혔습니다(Beane, 2019). 기술이 일을 대신할수록 초보자가 어려움을 겪으며 배우는 정식 기회는 사라집니다. 오늘의 성과를 높이는 도구가 내일의 전문가를 줄일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04 · 초보자의 경험을 전문성으로 잇기
① ‘AI 없이 해내야 하는 핵심 과업’을 정한다. 직무마다 반드시 사람이 판단할 줄 알아야 하는 과업 3~5개를 현업 전문가와 정합니다. 예를 들어 상담 직무라면 “추천이 없는 민원의 대응 방향 정하기”, “고객 감정이 격해진 상황 진정시키기”입니다. 신입은 입사 6개월 안에 이 과업을 AI 없이 각각 최소 5회 수행하고 선배의 피드백을 받습니다.
② ‘AI 추천 → 내 판단 → 선배 피드백’ 3단 기록을 쓴다. 어려운 사례를 처리한 뒤 “AI가 추천한 것 / 내가 실제로 한 것과 이유 / 선배의 한 줄 피드백”을 남깁니다. 한 달에 10건이면 충분합니다. 이 기록이 쌓이면 그대로 개인 학습 포트폴리오가 됩니다.
③ 교육 기간을 줄이는 대신 ‘난도 사다리’를 만든다. AI 덕분에 줄어든 교육 시간만큼, 쉬운 사례에서 어려운 사례로 단계적으로 올라가는 실전 과제 목록을 만듭니다. 단계를 통과할 때마다 AI 의존도를 조금씩 낮춥니다.
④ 선배의 ‘판단 이유 말하기’를 업무로 인정한다. 숙련자가 어려운 사례를 처리할 때 판단 이유를 신입에게 말로 설명해 주는 시간을 월 2시간씩 업무 시간으로 공식 인정합니다. 그림자 학습을 정식 학습으로 바꾸는 가장 싼 방법입니다.
Insight Questions
- 우리 조직에서 AI가 대신하게 된 일 가운데, 초보자가 배우던 기회는 무엇이었는가?
- 신입이 AI 없이 해낼 수 있어야 하는 판단은 무엇이며, 그것을 연습할 기회가 있는가?
- 3년 뒤 우리 조직의 판단할 수 있는 전문가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References
Beane, M. (2019). Shadow learning: Building robotic surgical skill when approved means fail.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64(1), 87–123. https://doi.org/10.1177/0001839217751692
Brynjolfsson, E., Li, D., & Raymond, L. (2025). Generative AI at work. The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 140(2), 889–942. https://doi.org/10.1093/qje/qjae044
Ericsson, K. A., Krampe, R. T., & Tesch-Römer, C. (1993). The role of deliberate practice in the acquisition of expert performance. Psychological Review, 100(3), 363–406. https://doi.org/10.1037/0033-295X.100.3.363
Macnamara, B. N., Hambrick, D. Z., & Oswald, F. L. (2014). Deliberate practice and performance in music, games, sports, education, and professions: A meta-analysis. Psychological Science, 25(8), 1608–1618. https://doi.org/10.1177/0956797614535810
